10년 수익률 +13,382%. 그런데 5년만 잘라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자산, 다른 시작점이 만든 격차를 봅니다.
2016년 8월 31일에 비트코인을 1,000만원어치 사서 2026년 8월 31일까지 그대로 뒀다면, 평가금은 13.48억원입니다. 누적 수익률 +13,382.3%, CAGR +63.3%. 이 사이트에서 조회 가능한 어떤 자산보다도 높은 숫자입니다.
같은 기간 SPY가 +316.4%, QQQ가 +563.7%였으니 자릿수 자체가 다릅니다.
같은 자산, 다른 시작점입니다. 2021년 8월 31일부터 매달 50만원씩 5년간 적립한 경우(총 원금 3,050만원)입니다.
| 조건 | 투자 원금 | 최종 평가금 | 누적 수익률 | CAGR |
|---|---|---|---|---|
| 10년 거치 (2016-08~) | 1,000만원 | 13.48억원 | +13,382.3% | +63.3% |
| 10년 적립 (월 50만원) | 6,050만원 | 7.99억원 | +1,220.8% | +29.4% |
| 5년 적립 (월 50만원) | 3,050만원 | 5,549만원 | +81.9% | +12.7% |
5년 적립의 CAGR은 +12.7%입니다. 나쁜 숫자는 아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200(+22.4%)이나 S&P 500보다 낮습니다. "비트코인은 연 63% 자산"이라는 인상과 "연 12.7%"라는 실제 경험 사이의 거리가 이만큼 큽니다.
같은 자산인데 CAGR이 63.3%에서 12.7%로 바뀐 유일한 이유는 언제 시작했는가입니다.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이 격차가 벌어집니다.
10년 거치식의 +13,382%라는 숫자는 2016년이라는 특정 시작점 하나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그 시점의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과 비교해 극단적으로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산에서 단일 시작점의 백테스트 결과는 정보라기보다 우연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시작일을 한 해씩만 옮겨가며 돌려보면 CAGR이 수십 %포인트씩 요동치는데, 결과가 이렇게 불안정하다는 것 자체가 "이 숫자로 미래를 추정하면 안 된다"는 신호입니다.
반면 적립식 결과는 매수 시점이 120개월에 분산되어 있어 단일 시점 의존도가 훨씬 낮습니다.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적립식 결과가 더 믿을 만한 참고치가 되는 이유입니다.
표의 숫자만 보면 세 경우 모두 플러스입니다. 하지만 도구에서 수익률 곡선을 열어보면 그 사이에 다음과 같은 구간이 들어 있습니다.
CAGR은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숫자로 압축해 지워버립니다. CAGR이 감추는 것에서 이 문제를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 글은 비트코인을 사라거나 사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백테스트 도구를 쓸 때 "10년 수익률 +13,382%"라는 숫자를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단일 구간의 백테스트 결과는 미래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기간을 바꿔가며 여러 번 돌려보고, 결과가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보는 것이 숫자 하나를 외우는 것보다 훨씬 유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