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이 생겼는데 한 번에 넣을까, 나눠 넣을까." 이 질문에는 조건에 따라 정답이 갈립니다. 어떤 조건인지 실제 시세로 확인합니다.
백테스트 도구에서 거치식과 적립식을 번갈아 돌려보면 적립식 수익률이 항상 낮게 나옵니다. 여기서 "적립식이 불리하구나"라고 결론 내리는 것이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거치식은 원금 전액이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시장에 노출되지만, 적립식은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이 한 달만 노출됩니다. 10년 적립식의 평균 투자 기간은 10년이 아니라 5년 남짓입니다. 노출 기간이 절반인데 수익률이 같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거치식과 적립식을 비교할 때는 원금을 같게 맞추고, 같은 구간에서, 최종 평가금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수익률 퍼센트만 놓고 보면 반드시 잘못된 결론이 나옵니다.
2020년 2월 19일은 코로나 폭락이 시작되기 직전 S&P 500의 고점입니다. 최악의 타이밍에 들어간 사람을 가정해 봅시다. 총 1,100만원을 두 가지 방식으로 넣고 2020년 12월 31일까지 보유했습니다.
| 종목 / 방식 | 최종 평가금 | 누적 수익률 |
|---|---|---|
| SPY · 거치식 | 1,239만원 | +12.6% |
| SPY · 적립식 | 1,318만원 | +19.8% |
| QQQ · 거치식 | 1,464만원 | +33.1% |
| QQQ · 적립식 | 1,412만원 | +28.4% |
같은 기간, 같은 원금인데 결과가 갈렸습니다. SPY에서는 적립식이 79만원 앞섰고, QQQ에서는 거치식이 52만원 앞섰습니다.
이유는 회복 속도입니다. QQQ는 기술주 비중 덕분에 폭락 후 훨씬 빠르게 반등해, 고점에 물린 거치식조차 금방 본전을 넘겼습니다. 반면 SPY는 회복이 느려 저점에서 계속 매수한 적립식이 평균 단가를 낮춘 효과를 온전히 챙겼습니다.
2016년 8월부터 2026년 8월까지 10년간 SPY에 총 6,050만원을 투입한 두 가지 경우입니다.
| 방식 | 투자 원금 | 최종 평가금 |
|---|---|---|
| 거치식 (2016년에 6,050만원 일시 투입) | 6,050만원 | 약 2.52억원 |
| 적립식 (매월 50만원 × 10년) | 6,050만원 | 1.41억원 |
1.1억원 차이입니다. 지난 10년은 큰 하락이 두 번 있었지만 전체 흐름이 우상향이었고, 그런 구간에서는 일찍 넣어 오래 노출시키는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실제로 여러 장기 연구가 "시장이 오르는 해가 내리는 해보다 많으므로, 통계적으로는 일시 투입이 분할 매수를 이긴다"는 결론을 냅니다.
위 결과만 보면 무조건 거치식이 답 같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에게 적립식이 맞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기대 수익은 거치식, 최악의 경우 방어는 적립식입니다. 목돈이 있고 큰 하락을 견딜 수 있다면 거치식이, 그렇지 않다면 적립식이 합리적입니다.
날짜 직접 선택으로 하락장 구간(2020-02~2020-12, 2021-11~2023-01)과 상승장 구간(2023-01~현재)을 각각 잘라 돌려보면, 어떤 시장에서 어떤 방식이 유리한지 감이 잡힙니다.
매매 수수료가 빠져 있습니다. 적립식은 매수 횟수가 많아 실제로는 수수료를 더 부담합니다. 환율, 세금, ETF 운용 보수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적립식은 매월 첫 거래일 종가로 매수한 것으로 계산하므로, 실제 매수일이 다르면 결과에 차이가 생깁니다.